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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, 그런 거 말고..., 그런 것도 말고

by 오, 자네 왔는가 2026. 1. 31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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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글은 특정 시인의 시라기보다,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'아고라'나 '노사모' 게시판 등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가 미상의 가상 유언(또는 가상 편지) 형식의 글입니다.


1.📄 아니, 그런 거 말고... 

"야, 이 사람들아... 왜 자꾸 울고 그래." "거기 줄 서 있는 사람들, 그만 울고 이제 집에 가."

"아니, 내 말은... 그런 거 말고." "이름 적힌 커다란 화환, 저런 번드르르한 거 말고." "높은 사람들이 보낸 조화들, 그런 거 말고."

"그런 것두 말고." "무슨 영웅이니, 민주주의의 상징이니 하는 그런 거창한 수식어들... 나 그런 거 체질에 안 맞는 거 알잖아."

"그냥... 저기 애기 손 잡고 온 젊은 부부가 들고 온 노란 풍선 하나," "학교 끝나고 가방 메고 온 학생이 놓고 간 국화꽃 한 송이," "어느 할머니가 산굽이 돌아오며 꺾어 온 이름 모를 들꽃," "그게 진짜지. 그게 내가 진짜 받고 싶던 꽃다발이지."

"나 때문에 너무 울지 마라. 미안해하지도 말고." "너희들이 미안해하면 내가 정말 미안해지잖아." "아니, 내 말은... 그런 거 말고." "그냥 가끔 생각나면 허허 웃으면서 담배나 한 대 피워."

"자, 이제 담배 하나 있으면 줘 봐." "아니, 그런 거 말고... 니들이 피우는 싼 거, 그거면 돼."

"세상은 너희들이 바꾸는 거야." "아니, 내 말은... 그런 거 말고." "진짜 너희들이 주인답게, 당당하게, 행복하게 사는 거... 그거면 된 거야." "그게 내가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이었어."

"자, 이제 그만 가. 가서 밥 먹고, 힘내고." "아니, 그런 거 말고... 진짜 행복해지라니까."

 

 

 

2.  "야, 이 사람들아... 왜 자꾸 울고 그래."

"거기 줄 서 있는 사람들, 그만 울고 이제 집에 가." "아니, 내 말은... 그런 거 말고." "이름 적힌 커다란 화환, 저런 번드르르한 거 말고."

"그런 것두 말고." "무슨 훈장이니, 영웅이니 하는 그런 거창한 말들... 나 그런 거 체질에 안 맞는 거 알잖아."

"그냥... 저기 애기 손 잡고 온 젊은 부부가 들고 온 노란 풍선 하나," "학교 끝나고 가방 메고 온 학생이 놓고 간 국화꽃 한 송이," "그게 진짜지. 그게 내가 진짜 받고 싶던 꽃다발이지."

"나 때문에 울지 마라. 미안해하지도 말고." "세상은 원래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변하는 거야." "아니, 내 말은... 그런 거 말고." "진짜 니들이 행복하게 사는 거, 그거면 된 거야."

"자, 이제 담배 하나 있으면 줘 봐. 아니, 그런 거 말고... 니들이 피우는 싼 거..."

 

 

3. "야, 타라. 이 사람들아, 이제 그만 울고 타." 당신은 아마 그렇게 말씀하셨을 겁니다. 봉하마을 어귀에 서서, 찾아오는 사람들 하나하나 붙잡고...

"아니, 그런 거 말고." "그런 것두 말고."

"저기 저 비싼 화환들, 저런 거 말고... 니들이 가져온 그 노란 풍선 하나, 애기 손 잡고 오면서 사 온 국화꽃 한 송이, 그게 진짜지. 그게 내가 제일 받고 싶던 거야."

"나 때문에 너무 울지 마라. 아니, 울긴 왜 울어. 내가 너희들 마음 다 아는데... 그냥 담배나 한 대 줘 봐. 아니, 그런 거 말고, 싼 거... 니들 피우던 거."

"거 봐라, 내가 뭐라 했노. 세상은 결국 너희들이 바꾸는 거라고 했잖아. 아니, 그런 거 말고... 진짜 니들 마음 말이여."

 

4. [시] 꽃다발 — 도종환

높은 사람들이 보낸 커다란 화환들 말고 이름을 앞세운 화려한 꽃바구니들 말고

"아니 그런 거 말고" "그런 것두 말고"

어느 할머니가 산굽이 돌아오며 꺾어온 엉겅퀴꽃 어느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온 노란 국화 한 송이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접어온 노란 종이배

대통령님은 아마 그러셨을 겁니다 "그래, 이런 게 진짜지" "이런 게 내가 받고 싶던 꽃다발이지"

우리가 당신을 위해 울며 바친 것은 화려한 수식어가 담긴 조사가 아니라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이 땅의 평범한 사람들이 건네는 가장 낮은 마음의 꽃다발입니다.

 

4-1.

높은 사람들이 보내는 커다란 화환들 이름 적힌 화려한 꽃바구니들

대통령님은 아마 그러셨을 겁니다. "아니, 그런 거 말고" "그런 것두 말고"

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접어온 노란 종이배 이름 없는 시민들이 길가에 핀 풀꽃 한 송이 꺾어 온 그 수줍고 가난한 마음들을 "그래, 이런 게 진짜지" 하며 웃으셨을 겁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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